임성재의 15년 된 샤프트
스윙 스피드 110마일에 300야드 치는 높은 효율성 갖춰
2024 시즌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개막전 더 센트리가 막을 내렸다. 크리스 커크가 29언더파로 우승한 가운데 우리나라 대표 선수 임성재가 25언더파 공동 5위로 선전했다. 임성재는 시즌 첫 대회를 톱 10으로 기분 좋게 출발했다. 특히 1983년 이후 한 대회 최다 버디(4라운드 34개) 대기록을 세웠다.
임성재는 세계 최고 선수들이 모인 PGA 투어에서 높은 경쟁력을 갖춘 선수로 평가된다. 비거리가 긴 장타자는 아니지만 정확한 샷이 돋보인다. 국가대표부터 프로 데뷔까지 임성재의 투어 활동을 지켜봐 온 타이틀리스트 리더십팀 서동주 이사의 설명이다. “임성재 선수는 장타자가 아니다. 하지만 PGA투어에서 통할 수 있는 확실한 장점 두 가지가 있다. 바로 높은 정확도와 스윙의 효율성이다.”
임성재의 드라이버 스윙 스피드는 110마일 정도다.
115~125마일의 스피드를 가진 선수들이 수두룩한 PGA투어에서 장타로 상대를 압도할 수준이 아니다. 2022-2023 시즌 임성재의 평균 드라이버 비거리는 299.3야드(110위)이다. 페어웨이 적중률은 62.98%(52위)이다.
300야드 이상 때리는 선수가 98명이었고, 1위 로리 매킬로이는 326.3야드를 때렸다. 2021-2022 시즌은 303.7야드(공동 71위), 62.98%(52위), 2020-2021 시즌은 297.1야드(110위) 69.12%(11위)이다. 평균 드라이버 비거리가 300야드를 넘은 것은 2021-2022 시즌뿐이다.
평균 비거리가 300야드를 오가는데 마음먹으면 그 이상도 때릴 수 있다. 스윙 스피드 110마일로 300야드 이상 칠 수 있는 것은 높은 정타력과 효율성 덕분이다. 특히 누구보다 볼을 똑바로 치는 능력이 뛰어나다고 한다. 그의 샷을 지켜본 사람은 하나같이 곧게 뻗어가는 볼에 놀랄 정도다.
페이스 중심에 볼을 맞히는 능력이자 비거리를 가늠하는 기준인 스매시 팩터(스윙 스피드 대비 볼 스피드로 최대 1.5배) 수치도 압도적으로 높다. 110마일의 스윙 스피드로 300야드 이상을 때리는 배경이다.
임성재는 클럽을 잘 안 바꾸는 선수이다. 신제품이 나오면 테스트하고 손에 익은 후에야 바꾼다. 2024 시즌이 시작됐는데 지난 시즌에 사용하던 클럽을 그대로 갖고 나왔다. 그중에서 샤프트가 눈에 띈다. 드라이버, 3번 우드, 하이브리드에 장착한 샤프트는 그라파이트디자인의 투어 AD DI 모델이다. 2009년에 출시됐고 헤드가 꽂히는 팁 부분의 강성이 높은 페이드 성향의 샤프트다. 임성재가 오랜 시간 같은 샤프트를 쓰는 이유는 자신의 스윙에 최적화된 모델이라고 판단해서다. 새로운 것이 무조건 좋지 않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한편 임성재는 거리 편차에 맞춰 클럽의 로프트와 샤프트 강도를 잘 구성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개인의 취향이 확실한 PGA투어 선수들은 전혀 어울리지 않는 클럽 한두 개씩을 꽂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임성재는 교과서적인 클럽 구성을 했다.
타이틀리스트 김민철 수석피터는 “임성재의 클럽 구성은 드라이버부터 웨지까지 로프트, 샤프트 강도가 일정한 편차를 이룬다. 가장 이상적인 구성인데 그만큼 정확한 거리를 맞춰 친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마추어가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다음은 임성재가 사용하는 골프용품이다. 모두 타이틀리스트다. 퍼터를 제외한 모든 그립은 골프프라이드 투어 벨벳만 사용한다.
임성재의 장비들
- 드라이버: TSi2 8도, 그라파이트디자인 투어AD DI 7X
- 페어웨이 우드: TS3 15도, 그라파이트디자인 투어AD DI 8X
- 하이브리드: 818H2, 19도, 그라파이트디자인 투어AD DI 105X
- 아이언: T100(3~9번), T100 46도, 트루템퍼 다이나믹골드 투어 이슈 X100
- 웨지: SM9(48-10F를 47도로 조정, 54-14F를 53도로 조정, 60-04L), 트루템퍼 다이나믹골드 투어 이슈 X100
- 퍼터: 스카티 카메론 팬텀 F-5(슈퍼스트로크 트랙시온 1.0PT)
- 볼: Pro V1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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